▲ 10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파라과이의 경기. 동점골을 넣은 정우영이 경기 종료 후 환하게 웃으며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
6월 A매치 4연전 중인 축구 국가대표팀의 '막내' 정우영(23·프라이부르크)이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대비한 '모의고사'를 자신의 무대로 만들고 있다.
정우영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국가대표 친선경기에서 한국이 1-2로 끌려다니던 후반 추가 시간 극적인 동점 골을 만들어냈다.
이날 자신의 6번째 A매치에 출전한 정우영의 2번째 골이다. 그의 A매치 데뷔골은 지난해 11월 이라크와의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에서 나온 바 있다.
이후 올해 2월 시리아와의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에선 처음으로 A매치 선발 기회를 잡았던 그는 3월 최종예선 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합류하진 못했으나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을 정도로 신임을 얻기 시작했다.
코로나19를 떨쳐내고 소속팀에서 착실히 기량을 쌓으며 시즌을 마무리한 뒤 이달 다시 발탁된 정우영은 매 경기 그라운드를 밟는 가운데 날이 거듭할수록 존재감을 더하고 있다.
6월 A매치 첫 경기인 2일 브라질전에 교체로 나섰던 그는 6일 칠레와의 경기엔 모처럼 A매치 선발로 낙점돼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제대로 각인했다.
최전방 공격수 손흥민(토트넘)의 뒤를 받치며 왕성한 활동량과 날카로운 패스 등을 선보여 합격점을 받았다. 2-0 승리로 이어진 황희찬(울버햄프턴)의 선제 결승 골 어시스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파라과이전은 다시 벤치에서 시작했다가 후반 29분 권창훈(김천)을 대신해 투입돼서는 결정적 순간에 '한 방'을 터뜨려 또 한 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이 파라과이의 미드필더 미겔 알미론(뉴캐슬)에게만 두 골을 내준 뒤 후반 21분 손흥민의 만회 골로 추격했으나 결과를 바꾸기에 시간이 부족해 보였던 추가 시간 2-2 균형을 맞추는 득점포를 가동한 것이다.
정우영은 오른쪽 측면에서 날아온 엄원상(울산)의 패스를 문전에서 침착하게 밀어 넣어 침체한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리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한국은 파라과이와의 첫 A매치인 1986년 2월 홍콩구정대회에서 1-3으로 진 뒤 상대 전적 2승 3무를 기록 중이었는데, 36년 만에 패배가 기록될 뻔한 위기를 정우영이 막아냈다.
독일의 명문 바이에른 뮌헨 유스 출신으로, 지난 시즌부터 유럽 '빅 리그'를 누비면서도 2020 도쿄올림픽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정우영은 "그때를 계기로 '좀 더 보여줘야겠다'는 동기부여를 많이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경험을 자양분 삼은 그가 '올림픽 출전 실패'를 '생애 첫 월드컵 본선 출전'으로 바꾸는 완벽한 반전도 이제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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