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실전 감각 익혔다"…김가은 "배울 점 많은 친구"
배드민턴 코트를 둘러싼 입간판(A보드)에 'PARIS 2024'(파리 2024) 문구와 오륜 마크가 새겨져 있다.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은 준비된 입장로를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코트에 들어선다. 경기장 뒤쪽에는 간이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도 마련돼있다.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경기가 열리는 포르트드라샤펠 아레나가 아니다. 충북 진천선수촌 오륜관이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25일 진천선수촌 오륜관에 올림픽 현장 분위기를 조성한 뒤 스페셜 매치를 진행했다.
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심리적 긴장감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수십명의 취재진이 선수들의 플레이를 날카롭게 관찰했고 관중 30여명도 환호, 탄식과 함께 경기에 열중했다.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에 출전하는 안세영과 김가은(이상 삼성생명)이 스페셜 매치 첫 경기를 맡았다.
▲ 사진: 연합뉴스 |
결과 자체는 안세영의 2-1(19-21 21-11 21-12) 완승이었지만, 현장은 숨을 편히 쉬기 힘들 정도로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안세영도 경기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거친 숨을 몰아쉬었고 중간중간 기합을 넣어가며 승리욕을 발휘했다.
안세영이 1게임 11-7로 앞선 채 인터벌을 맞았으나 김가은이 12-12까지 쫓아가면서 한두 점 차 접전이 됐다.
김가은이 기어코 21점 고지를 먼저 밟아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안세영이 19-19에서 앞으로 달려가 김가은의 리시브를 누르려던 것이 엔드라인 바깥에 떨어졌고, 그 다음엔 스매시를 너무 약하게 받아쳐 셔틀콕이 네트에 걸렸다.
하지만 안세영은 역시 오뚝이처럼 2, 3게임을 내리 이겼다.
몸이 풀린 안세영은 김가은의 허를 찌르는 공격을 연신 선보였고 2게임은 21-11로 끝이 났다.
안세영은 3게임에선 몸을 사리지 않는 다이빙 리시브로 관중의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20-11에선 양쪽으로 쉴 새 없이 떨어지는 셔틀콕을 넘어져 가며 모두 받아냈고 이후 코트 뒤편으로 달려가서 수비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 랠리는 김가은의 스매시 득점으로 끝이 났지만, 안세영이 이후 한 점을 보태 경기를 끝냈다.
경기를 마친 안세영은 "실전 감각을 익힐 수 있던 좋은 기회여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배 김가은을 향해 "제가 못난 후배일 수도 있는데 언니 덕분에 많은 동기부여가 된다. 파리에서 같이 낭만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무릎을 다쳤던 김가은은 "4월 이후로 처음 게임을 뛰어봤는데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속도로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 같다. 자신감을 잃지 않은 경기였다"고 돌아봤다.
안세영을 향해선 "후배인데도 정말 배울 점이 많은 친구다. 잘하고 있으니까 다쳤던 것 생각하지 말고 지금같이 잘하자"고 외쳤다.
이어진 혼합복식 경기에선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이 김영혁(수원시청)-정나은(화순군청)이 2-1(21-16 14-21 21-12)로 이겼다.
정나은과 함께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는 김영혁이 아니라 김원호(삼성생명)다. 협회 관계자는 "발목을 살짝 삐끗해 보호 차원에서 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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