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미 오사카(왼쪽)와 세레나 윌리엄스 (사진 : US오픈 공식 인스타그램) |
오사카는 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뉴욕시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총상금 5천300만 달러)’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레나에 세트스코어 2-0(6-2, 6-4)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오사카는 일본인 최초, 아시아 선수로는 리나(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그랜드슬램 챔피언의 영예를 안았다.
오사카에게는 오늘의 우승이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첫 그랜드슬램 결승에서 매번 ‘우상’이라고 언급했던 세레나와 다시 한 번 맞대결을 펼치게 됐기 때문이다.
앞선 3월 ‘마이애미 오픈’에서 세레나를 한 차례 꺾었던 오사카는 6개월 만의 맞대결에서도 세레나에게 완승을 거뒀다. 자신의 우상과 그랜드슬램 결승에서 만나는 꿈을 꿨다던 어린 아이는 마침내 그 꿈을 이루고 정상에 올랐다.
경기 종료 후 오사카는 “세레나가 정말로 자신의 24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을 원했다고 들었다. 정말인가?”라고 묻더니 “모두가 그걸 알고 있었다. 내가 코트에 들어설 때, 나는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나는 세레나 팬이 아니었고, 경기를 하는 다른 테니스 선수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상에 오르고 나서도 자신의 우상 세레나에 대한 팬심을 잃지 않았다. 오사카는 “하지만 내가 세레나와 포옹했을 때, 나는 다시 어린 아이가 된 기분이었다”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오사카는 “내가 자라는 동안 세레나에 대한 모든 정보를 모았다”며 “나는 세레나처럼 되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항상 내가 사랑하는 그를 기억할 것이다. 세레나는 코트에서도, 포디움에서도 나에게 정말 잘 해줬다. 아무 것도 변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오사카는 ‘BNP 파리바 오픈’에서 여자프로테니스(WTA) 첫 타이틀을 거머쥐며 순조롭게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일부 부정적인 언론들은 오사카가 하드 코트에서 부진할 거라고 예측했고, 오사카는 이를 보란듯 깨부수며 정상에 올랐다.
첫 그랜드슬램 우승을 달성한 오사카는 10일 발표되는 세계 랭킹에서 12계단 상승한 7위에 오를 예정이다. 일본 여자 선수가 단식 세계랭킹 10위 내에 진입한 것은 2004년 5월까지 스기야마 아이가 10위를 기록한 이후 14년 4개월 만이다.
오사카는 “그동안 마음가짐을 다르게 한 것 같다”며 “이번 대회에서는 많은 일이 벌어졌고, 그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전부 해낼 수 있었다”고 달라진 마음가짐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우승으로 오사카는 첫 그랜드슬램 타이틀 뿐만 아니라 380만 달러의 상금까지 품에 안게 되었다.
“스스로에게 돈을 잘 쓰는 타입은 아니다”라며 웃던 오사카는 “나에게는 내 가족의 행복이 내 행복이다. 이제 가족을 보러 도쿄에 갈 것이기 때문에, 그게 나에게는 가장 큰 선물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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