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A] 할렙의 시선은 벌써 윔블던으로? “잔디 코트 시즌 기다려진다”

마수연 / 기사승인 : 2019-06-11 14: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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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프랑스오픈 공식 인스타그램
마침내 ‘메이저 무관(無冠)’의 설움을 떨쳐낸 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랭킹 1위 시모나 할렙(루마니아)의 도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할렙은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3천919만7천 유로, 약 516억원) 여자 단식 결승에서 슬론 스티븐스(미국, 세계랭킹 10위)에 세트 스코어 2-1(3-6, 6-4, 6-1)로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랭킹 1위에 올랐으나 메이저 대회 우승이 전무했던 할렙은 생애 네 번째 메이저 대회 결승에서 마침내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는 할렙의 시즌 두 번째 우승이자 프로 통산 17번째 우승이다.
짜릿한 우승의 기쁨을 맛본 할렙이 우승 다음날인 10일(현지시간) WTA 팟캐스트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할렙은 “경기 전날 밤은 제대로 잠을 못 잤다. 하지만 우승 후에는 아이처럼 트로피를 머리맡에 두고 잠들었다”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우승 다음 날 아침이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며 “다만 마침내 모든 것이 끝났고, 내가 우승했다는 조금의 안도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우승 직후 쉽게 우승을 실감하지 못했다는 할렙은 “작은 파티를 열었고, 이후 방으로 돌아와 침착하게 내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한 뒤 “대런은 내게 ‘네게 아직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음날이 되니 확실히 느껴졌다”며 웃었다.
다시 한 번 도전한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이었으나 결승전은 쉽지 않았다. 1세트부터 스티븐스의 서브에 고전한 할렙은 3-6으로 세트를 내줬다. 그러나 2세트 2-0으로 밀린 상황에서 스티븐스의 두 차례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네 게임을 연속으로 가져갔고, 승기를 잡은 할렙은 우승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할렙은 “아직도 1세트 초반이 기억난다. 당시 나는 어떤 경기를 펼쳐야 하는지 알 수 없어서 약간 패닉이었다”며 경기 내용을 회상했다.
할렙은 “2세트 2-0 이후 상대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할 수 있었다. 그 때 내 안의 무언가가 눌렸고, 더욱 공격적으로 나갈 수 있었다”며 “그 포인트를 시작으로 어떻게 경기해야 할 지를 알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2세트 3-0 브레이크 포인트가 기억에 남는다고 언급하며 “만약 이 포인트를 가져가면 우승은 내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2008년 주니어 프랑스오픈 우승, 2018년 프랑스오픈 우승 당시의 할렙 (사진 : WTA 공식 트위터 캡처)
할렙은 2008년 주니어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다. 꼬박 10년의 시간을 보낸 후 할렙은 같은 장소에서 자신의 첫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2008년으로 돌아가서 그 때의 시모나 할렙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묻자 할렙은 “하고 싶은 말은 오로지 하나다. 내면의 불씨와 긴장을 조절하고 컨트롤해야 한다는 것이다”며 “나는 굉장히 감정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이를 잘 컨트롤한다면 최고의 테니스를 할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정상의 자리에 올랐고, 간절히 염원하던 메이저대회 우승도 차지했지만 할렙은 쉴 틈 없이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현재 심정을 묻는 질문에 할렙은 “완벽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경기를 더 하고 싶은 기분이다. 지난 밤에는 내게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도 "하지만 방으로 돌아와 생각에 빠져있을 때 느꼈다. 나는 사실 잔디 코트에서 펼쳐질 경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해 윔블던 제패의 야심을 드러냈다. 올해 윔블던은 7월 2일에 개막한다.
할렙은 마지막으로 “나는 이 곳이 좋고, 테니스를 함께 하는 사람들이 좋다. 멈출 수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며 “난 계속 경기할 것이고, 이 이상의 꿈을 꿀 것”이라고 밝혀 테니스에 대한 강한 열정과 승리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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