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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지난 8일 위 감독과의 4년 재계약을 발표했다.
이번 재계약으로 2022년까지 우리은행의 지휘봉을 잡게 된 위 감독은 2012년 4월 부임 이후 우리은행에서만 10년을 채움과 동시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여자프로농구 감독 최장수 기록도 갈아치웠다.
감독의 경우 통상적인 재계약이었다면 2~3년 정도의 기간을 계약기간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위 감독의 계약기간은 4년이다. 그의 재계약 소식이 전해졌을 때 그 의미에 대해 '우리은행의 10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염두에 둔 사전포석'이라는 해석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지난 17일 우리은행 장위동 체육관에서 위 감독을 만났을 때 가장 먼저 꺼낸 이야기가 4년 재계약의 의미였다.
'너무 욕심이 노골적인 것 아니냐'고 힐난 섞인 질문을 던지자 위성우 감독은 "보통 재계약은 3년을 하는데 4년을 한 이유는 10년을 우승을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고 '10년을 채우자'는 의미가 있다. 남자도 마찬가지고 여자도 마찬가진데 한 팀에서 10년씩 있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구단에 감사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어쨌든 '10년'이라는 의미 있는 숫자를 의식한 재계약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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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잠시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통합 6연패를 달성했지만 그 과정은 험난 그 자체였다.
위 감독은 "잘 됐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 하나도 없다."며 "외국인 선수 문제도 그렇고 양지희가 은퇴하고 김정은을 영입했는데 몸 상태가 좋지 않고...하지만 그렇게 안된 상황에서 그나마 최선의 선택을 했고, 그 최선의 선택에서 최고의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그랬다. 처음에 뽑은 외국인 선수 두 명이 모두 한국에 올 수 없는 상황에서 나탈리 어천와가 성실하면서 영리한 플레이로 고비를 넘겨줬고, 시즌 개막 직전에 김정은이 부상을 입었지만 적절한 대처가 이뤄지면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이 대목에서 위 감독은 김정은에 대해 "걱정이 안 됐다고 하면 감독이 아니다. 본인 의지가, 팀을 옮기면서 그런(부상 당한) 모습을 보이기 싫었던 것 같다. 아파서 2년이란 세월 보내고 복귀하려고 하는데 다시 아파서 이런 부분을 보이니까. 결국 그런 게 우리은행에 부담을 주고, ‘아픈 선수 왜 데려왔냐’는 말을 듣게 되니까...이런 게 김정은이란 선수를 지탱할 수 있게 한 것 같다. 이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런 게 우리 팀의 가장 큰 플러스 요인이 되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초반에는 우리은행의 불안정한 전력만큼이나 위 감독의 건강 문제도 보는 이들의 걱정을 자아냈다. 경기중 여러 차례 위태한 장면을 노출했던 위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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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사상 첫 통합 7연패 도전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우리은행은 만만치 않은 변화와 맞닥뜨려 있다. 가장 큰 부분은 역시 박성배 코치의 부재외 임영희의 플레잉 코치 변신이다.
위성우 감독은 "박 코치의 공백은 무시할 수 없다. 코칭 스태프 세 명이 항상 머리를 맞대왔는데..."라며 "임영희가 플레잉 코치로서 그런 공백을 메워주는 역할을 해줘야 하지만 선수로서 뛰어야 하는 입장이다. 그런 부분에서 긴장이 된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나 스스로 공부도 더 해야 할 것 같고, 전주원 코치도 좀 더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경 쓰는 일을 줄이고 건강을 관리하겠다는 그의 말은 실현시키기 만만치 않을 듯해 보인다.
위 감독은 임영희에게 '플레잉 코치'라는 새로운 타이틀이 붙었지만 일단 새 시즌에는 '코치' 보다는 '플레잉'이라는 단어 쪽에 무게를 싣겠다는 의중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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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로서 임영희의 활약이 새 시즌에도 크게 변할 것이 없음을 예고한 셈이다.
새 시즌 챔피언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우리은행에게 필요한 변화에 대해 묻자 위 감독으로부터 지극히 현실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보는 사람과 하는 사람 모두 항상 새로운 걸 원한다."고 운을 뗀 위 감독은 "현실적으로 여자농구 수준이 예전보다 떨어진 게 사실이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커다란 모험이고 부담"이라며 "대표팀도 해보고, 팀도 6년째 하고 있지만 크게 색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그냥 잘 하는 걸 더 잘 하게 하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사령탑으로 처음 부임했을 때와 통합 6연패를 이룬 지금을 비교하면 위 감독 스스로 많이 변했다고 느낀다.
가장 많이 변했다고 느끼는 부분에 대해 묻자 위 감독은 "아무래도 여유가 좀 생긴 것 같다. 초년생 감독 때는 무슨 여유가 있겠나. 눈 뜨면 운동시키고 눈 감으면 자고. 그 때 그래서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부분이 분명 있었다. 지금은 성과도 생겼다. 모든 부분에서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모인 선수들에게도 선수로서 새 시즌 준비에 임하는 각오와 같은 것에 대해 특별하게 해 준 말이 없다고 했다.
대한민국 프로농구 1세대지만 유명하지 않은 선수였고, 인천 신한은행(전 안산 신한은행)의 6연패를 이끈 주역이었지만 유명하지 않았던 코치였던 위성우 감독은 이제 한국 여자농구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인물이 됐다.
여자농구계에서 어떤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언론은 위 감독의 한 마디에 주목한다. 그가 곧 한국 여자농구의 오늘을 대변하는 '대세'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부분에 대해 위 감독은 "부담스럽다. 그냥 열심히 하다 보니까 이 자리에 왔다고 항상 생각한다. 뭔가 열심히 해서 이루긴 이뤘는데 아직 부족하다는 걸 느끼고 해야겠다고 느끼는데 나를 너무 높게 봐준다. 그런 부분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야기 속에는 한국 여자농구의 오늘을 꿰뚫고 내일을 내다보는 날카롭고 깊이 있는 통찰과 애정이 담겨 있다.
특히 그는 현재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무대에 도전하고 있는 박지수(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 대해 큰 기대와 애정을 드러냈다.
위 감독은 "갈 수 있을 거라고 무조건 생각했는데 이렇게 빨리 갈 줄은 몰랐다. 그만큼 지수가 우리나라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먹힌다는 것이다.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박지수(사진: 스포츠W) |
위 감독은 WNBA 무대에 진출한 박지수의 존재가 한국 여자농구의 중흥에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여자 배구에 김연경이라는 선수가 있어서 주목을 받고, 농구보다 앞질러 간 부분도 있다. 정선민 선수 같은 1세대 선수들이 지나면서 여자 농구에 침체기가 온 건 사실이다. 그런 부분에 돌파구가 없었는데 박지수를 보면서 이 선수가 잘 되면서 한국 농구를 세계적으로 알리고 그 계기로 여자 농구가 활성화 되길 기대한다. 박지수를 보면서 '나도 농구해야지' 하는 사람이 분명 생길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 지수가 더 잘 되길 바란다."
위성우 감독은 경기중 벤치에 앉지 않는 감독으로도 유명하다. 경기 중에는 내내 일어서서 지시를 내리고 선수들을 독려한다는 것이 위 감독 스스로 만들고 지켜가고 있는 원칙이다. 그것은 결국 그가 가진 승리에 대한 절심함을 나타내 주는 상징적인 행동이다.
이에 대해 위 감독은 "유명하지 않기 때문에 항상 절실했다. 유명하지 않기 때문에 언제 없어질지, 잊혀질지 미래가 불투명했다. 그런게 나 자신을 더욱 더 열심히 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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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위성우 감독의 쉼 없는 도전이 새 시즌 우리은행에, 그리고 한국 여자프로농구에 또 어떤 기억될 만한 성과를 내놓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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