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샤라포바(사진: 무투아 마드리드 오픈 공식 인스타그램) |
샤라포바는 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대회 5일째 단식 3회전(16강전)에서 크리스티나 믈라데노비치(프랑스, 22위)를 세트 스코어 2-0(6-3 6-4)으로 완파했다.
최근 WTA 투어에서 3개 대회 연속 1회전 탈락이라는 부진을 이어온 샤라포바는 이로써 지난 1월 선전 오픈(4강) 이후 4개월 만에 투어 대회 8강 진출을 이뤘다.
이날 승리는 샤라포바에게 여러모로 의미 있는 승리다.
믈라데노비치는 샤라포바가 도핑 양성 반응으로 인한 15개월 자격 정지 징계를 마치고 복귀한 지난해 4월 포르셰 그랑프리 4강에서 샤라포바를 2-1(3-6 7-5 6-4)로 제압한바 있다.
당시 믈라데노비치는 샤라포바가 도핑 양성반응으로 파문을 일으킨 2016년 당시 프랑스 언론과 인터뷰에서 "다른 선수들 모두 샤라포바가 사기꾼이라고 말한다"며 "샤라포바의 지금까지 성과에 대해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믈라데노비치는 특히 샤라포바가 도핑 양성 반응과 관련, 자신이 오랜 기간 복용해온 약이 금지 약물 리스트에 새로 등재된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한 데 대해 "나는 아스피린 한 알을 먹는다고 하더라도 10번은 더 고민할 것"이라고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고 거듭 샤라포바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믈라데노비치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샤라포바는 사실 인성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어서 주위에 사람이 거의 없다"는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샤라포바에 대해 이와 같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왔던 믈라데노비치에게 코트 복귀전에서 패배를 당했다는 점에서 당시 패배는 샤라포바에게 더욱 더 아픈 기억이었다.
그로부터 13개월 만에 샤라포바는 믈라데노비치에게 깨끗하게 설욕했고, 모처럼 대회 4회전에 진출,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쐈다는 점에서 이날 승리는 의미가 큰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샤라포바는 이날 첫 서브 성공률은 믈라데노비치에 다소 떨어졌지만 서비스 에이스를 무려 9개나 기록했고, 30회의 공격 성공을 기록하는 정확성 있는 스트로크로 완승을 거뒀다는 점에서 결승 진출에 대한 희망도 보여줬다.
샤라포바는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그가 과거에 무슨 말을 했다는 것이 중요한 일인지 모르겠다"며 "나로서는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는 사실이 의미가 있을 뿐"이라고 담담한 소감을 전했다.
8강 대진도 샤라포바에게 비교적 유리하다.
당초 샤라포바는 믈라데노비치에 승리를 거두면 또 캐롤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 2위)라는 껄끄러운 상대와 8강전을 치를 것으로 보였으나 보즈니아키가 키키 베르텐스(네덜란드, 20위)에 덜미를 잡힘에 따라 베르텐스와 대회 4강행을 놓고 다투게 됐다.
보즈니아키는 세계랭킹 2위라는 실력때문에도 껄끄럽지만 지난해 US오픈에서 "약물 징계를 받고 돌아온 샤라포바에게 센터 코트를 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샤라포바에게 각을 세웠던 선수라는 점에서도 껄끄러운 상대였다.
그러나 8강전 상대로 보즈니아키를 피하고 베르텐스를 만남으로써 여러모로 부담을 덜게 됐다. 샤라포바와 베르텐스는 이번이 첫 맞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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