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WKBL |
종목을 막론하고 지도자가 특정 선수를 질타하는 내용의 인터뷰를 공개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신기성 감독의 충격요법은 잠자고 있던 에이스 김단비를 깨웠고, 결과적으로 2차전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김단비는 1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스타즈와의 '신한은행 2017-2018 여자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0분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23득점 8리바운드 8어시스트라는 '트리플더블급' 활약으로 팀의 72-68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신한은행의 공격은 그야말로 김단비의 손끝에서 시작돼서 김단비의 손끝으로 마무리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김단비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특히 상대 수비의 움직임을 읽고 빈틈을 파고드는 과감한 골밑 돌파가 백미였다.
이와 같은 플레이는 사실 1차전에서 신기성 감독이 기대했던 플레이였지만 김단비는 1차전에서 18점차 대패를 당하고 나서야 각성을 하게 된 셈이다.
2차전 승리 직후 인터뷰룸에 들어선 김단비의 얼굴에서 안도감과 성취감이 동시에 읽혔다.
김단비는 “1차전이 끝나고 창피해서 코트에 들어가지 못하겠다는 얘기도 했다. 2차전 홈에서 이길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려 다행"이라며 "다시 청주를 갈 수 있어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날 2차전이 앞선 1차전과 달랐던 점에 대해 "1차전은 우릭 연습한 것을 하나도 하지 못했다. 나도 도망 다녔고, 다른 선수들도 긴장했다."며 "잘하지 않는 플레이를 하면서 슛이 들어가지 않았다. 오늘은 모든 선수가 제 몫을 해줬다”고 전했다.
1차전을 워낙 큰 점수차로 패했기 때문에 2차전도 힘들다는 생각을 선수들 전체적으로 갖게 됐다고 밝힌 김단비는 "오늘 선수들끼리 '우리 오늘 끝나면 휴가인가?'라는 말을 했다"며 선수들끼리 주고 받은 농담을 공개한 뒤 "선수들끼리 '마지막'이라는 말을 못쓰게 했다"고 말했다.
2차전에서 저돌적인 돌파를 적극적으로 시도한 데 대해 김단비는 우선 "그 동안 슛이 편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스크린을) 걸어주니까 슛 찬스도 나고, 체력 소모도 덜되고 편했다"며 "나쁜 습관은 몸에 빨리 밴다고 하는데 그게 몸에 배어버렸던 것 같다. (오늘은) 일부러 드라이브인을 많이 시도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팀의 '에이스'로서 안고 있던 부담감에 대해 김단비는 “정규리그에선 저에게 의존하지 않는 농구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플레이오프에서 제가 해줘야 한다고 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슛도 들어가지 않아 불안하고, 몸이 무겁고, 긴장됐다. 1차전에서 모든 것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단비는 "3차전은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KB는 우리보다 신장이 좋으니까 한 발 두 발이 아니라 세 발 네 발 더 뛰면 좋은 결과가 있을것 같다"고 3차전을 준비하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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