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 신인 드래프트 현장을 뜨겁게 달군 '화제집중 3인'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18-11-22 09:3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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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1순위' 최민주, '미지의 일본파' 황미우, '최후의 지명자' 박주희에 미디어 관심 집중
사진: WKBL
지난 21일 오전 신한은행 본점 20층에서 열린 ‘2017-2018 한국여자프로농구(WKBL) 신입선수 선발회’(이하 드래프트)는 총 24명의 드래프트 신청 선수들 가운데 14명의 선수가 소속팀을 찾은 가운데 막을 내렸다.
박지수(청주 KB스타즈)라는 거물 신인의 등장으로 뜨겁게 달아 올랐던 작년 드래프트 때와는 달리 올해 드래프트는 ‘누가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아도, 누가 마지막 지명을 받아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아다닐 정도로 두드러진 ‘대어’를 찾기 어려운 드래프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드래프트에서도 역시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한 구단들의 선택이 이어졌고, 그 가운데 ‘전체 1순위’ 최민주(부천 KEB하나은행), ‘최후의 지명자’ 박주희(청주 KB스타즈), 그리고 ‘미지의 일본파’ 황미우(용인 삼성생명)이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다.
숙명여고 출신의 포워드 최민주(176cm)가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것은 본인 자신도 놀란 예상외의 결과였다.
최민주(사잔: WKBL)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은 KEB하나은행 이환우 감독은 가장 먼저 무대에 올라 최민주의 이름을 호명했고 장내에는 놀라움의 탄식이 흘렀다.
스위스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최민주는 초등학교 시절 언니를 따라 피겨 스케이팅을 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다고 판단, 피겨 선수로서의 꿈을 접었고, 중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농구선수로서의 길로 접어들었다.
대부분의 국내 선수들이 초등학교 4-5학년 때 농구를 시작하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늦은 나이에 시작한 셈이다.
이와 같이 비교적 늦게 시작한 농구지만 최민주는 뛰어난 운동능력과 빠른 습득 능력을 바탕으로 급속한 성장세를 보였고 농구 명문 숙명여고에서도 손꼽히는 선수로 성장했다. 최민주는 강한 승부욕을 지닌 선수로 요즘 학생 선수들 중에 드물게 수비와 리바운드에 대한 의지가 좋은 선수로 평가 받고 있다.
최민주는 올해 17경기에 출전해 10.4득점 10.5리바운드 10.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최민주는 공식 인터뷰에서 “우선 저를 뽑아 주신 하나은행에 감사 드리고 프로에 가서 해야 할 것은 궂은 일을 악착같이 하고 열심히 뛰어다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별도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전혀 생각 못했던 것이라서 너무 떨렸고 안 믿겼다"고 소감을 전한 뒤 "하나은행에 젊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분위기도 좋을 것 같다. 좋은 분위기에서 같이 경쟁하면서 제가 잘하는 것을 꼭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최민주는 또 "나도 내 신장이 포워드 치고는 안 큰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스피드나 순발력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과 황미우(사진: WKBL)
이번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에서 과장 ‘쇼킹’했던 지명은 황미우(가드, 165cm)를 선택한 용인 삼성생명의 선택이었다.
1라운드 5순위 지명권을 행사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황미우의 이름을 호명했다. 자신의 이름을 듣고 무대에 오르는 황미우의 얼굴에는 기쁨의 미소와 함께 ‘얼떨떨함’이 묻어났다.
이렇게 재일교포 3세 농구선수 황미우는 WKBL 최초의 교포 신인 드래프트 지명자가 됐다.
일본에서 대학까지 마친 황미우는 일본 실업팀 지명을 기대했지만 무릎을 다쳐 실업팀으로부터 지명을 받지 못했고, 피트니스 클럽에 사무직으로 취업 후 지역 농구 클럽에서 농구를 계속 했다. 그러던 중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농구 매니지먼트 비즈니스를 하는 정용기 씨의 권유로 이번 드래프트에 참가하게 됐다.
농구선수를 키워내는 시스템이 잘 갖춰진 일본에서 성장해 왔고, 간사이 지역 대회에서 3점슛 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슛에 재능을 보인 황미우의 가능성을 발견한 셈이다.
황미우의 이름은 이번 드래프트를 앞두고 여러 경로로 들을 수 있었는데 작은 신장과 특별히 알려진 바가 없었기 때문에 ‘일본파’라는 점 외에는 크게 주목하는 이가 없었다. 사전에 기자들에게 배포된 자료에도 황미우의 공식 기록은 ‘없음’이었다. 그의 1라운드 지명이 놀라운 이유였다.
황미우는 “지인을 통해 재일교포선수가 드래프트에 도전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좋은 기회를 얻었다. 프로의 기회를 주신 삼성생명에 감사 드린다. 해외에 있는 동포선수들을 위해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솔직히 1라운드는 기대도 안하고 있었다. 잘해야 2라운드 지명을 받을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저를 빠르게 선택해주신 삼성생명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가장 극적이었던 순간은 역시 ‘최후의 지명’이었다.
2라운드까지 11명의 선수가 선택을 받았고, 3라운드에서 2명의 선수가 소속팀을 찾은 가운데 4라운드 지명에서는 모든 구단이 지명을 포기할 것으로 예상됐다. 3라운드까지 지명을 받은 선수들 가운데 8명의 선수가 고졸 선수였는데 단 한 명의 고졸 선수만이 지명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4라운드 지명을 앞두고 한 구단의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현장의 시선은 한 곳으로 몰렸다. 그리고 잠시 후 KB스타즈의 안덕수 감독이 무대로 향하자 장내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무대에 오른 안 감독은 숭의여고 출신의 가드 박주희(168cm)의 이름을 호명했다.
KB스타즈 안덕수 감독과 박주희(사진: WKBL)
이번 드래프트 참가를 신청한 고졸선수 가운데 마지막 남은 한 명의 선수가 소속팀을 찾는 순간이었다. 무대에 올라 KB스타즈의 유니폼과 모자를 받아 든 박주희의 얼굴에는 기쁨과 흥분이 가득했다.
무대에서 내려온 박주희는 숭의여중 시절 자신을 지도했던 KEB하나은행의 정진경 코치가 앉아 있는 자리로 가서 고개 숙여 인사를 했고 포옹을 한 뒤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박주희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고 두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고 있었다.
잠시 후 만난 박주희는 “너무 어떨떨하면서도 기뻤고, 아직도 안 뽑힌 것 같다. 생각지 못했는데 마지막에 뽑아주셔서 뜻 깊은 것 같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한 박주희는 “정진경 선생님과는 추억이 많았고 평소 연락도 하고 지냈는데 오늘 마지막에 뽑히고 나서 안아주시면서 ‘잘됐다. 앞으로 더 잘 하면 된다’고 말씀해 주시는 데 갑자기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3점슛 능력과 수비 집중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박주희는 WKBL 최고의 인기 구단인 KB스타즈에 입단하게 된 것과 관련, “워낙 언니들도 잘하고 성적도 좋은데 제가 팀에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기죽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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