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임재훈 기자] 여자프로농구 최후의 승자를 가리는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이 막을 올린다.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1위 아산 우리은행과 플레이오프에서 청주 KB스타즈에 2연승을 거두고 올라온 정규리그 2위 용인 삼성생명이 맞붙는 챔피언결정전이 16일 오후 7시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1차전을 갖는다.
5시즌 연속 정규리그-챔프전 통합우승에 도전하는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 그야말로 무결점의 전력으로 시즌 내내 선두에서 독주를 이어왔다. 시즌 25경기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어 역대 최단기간 우승 확정 기록을 만들어 냈고, 33승2패로 정규리그를 마쳐 94.3%라는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 승률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박혜진, 임영희, 양지희, 이은혜 등 팀의 국내 주축 선수들에다 높이와 스피드를 두루 겸비한 장신 외국인 센터 존쿠엘 존스와 '전천후 스코어러' 모니크 커리가 가세, 매 경기 결점을 찾아보기 어려운 경기를 펼쳤고, 김단비, 홍보람, 최은실 등 주전급 식스맨들은 종종 답답한 경기 흐름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역할을 수행해 내면서 전체적으로 우리은행은 일단 멤버 구성 면에서 사상 최고의 전력으로 정규리그를 치러냈다.
(사진:WKBL) |
챔프전 파트너인 삼성생명과의 정규리그 상대전적에서 우리은행은 7전 전승을 거두고 있다. 7경기를 치르면서 단 한 경기도 4점차 이내의 근소한 승부가 없었다. 우리은행의 대 삼성생명전 골득실차는 무려 +17.57점이다. 한 경기 평균 18점에 가까운 리드로 이겼다는 말이다.
우리은행에게 삼성생명은 또 다른 의미로 인연이 깊다. 우리은행은 4시즌 전인 2012-2013시즌 챔프전에서 삼성생명에 3전 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직전 시즌까지 4시즌 연속 리그 꼴찌였던 우리은행이 위성우 감독 체제 이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는 4시즌 연속정규리그-챔프전 통합우승 행진에 있어 첫 제물이 되었던 팀이 삼성생명이었던 셈이다.
삼성생명은 이후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4팀에서 3팀으로 줄어들면서 지난 시즌까지 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정규리그 성적만 놓고 보면 이번 챔프전은 해보나마나 한 시리즈가 될 것이 불보듯 뻔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삼성생명의 경기력은 정규리그에서 우리은행에 패한 7경기에서 나타난 전력과는 차원이 달랐다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한다.
외국인 선수 엘리샤 토마스는 KB스타즈와의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서 55득점 28리바운드라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주목할 점은 그 동안 주로 식스맨으로 기용됐던 김한별의 대약진이다. 김한별은 KB스타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0득점 8리바운드 9어시스트 3스틸, 2차전에서 26득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면서 팀의 챔프전 진출에 있어 일등공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사진: WKBL) |
여기에다 박하나, 고아라, 배혜윤 등 국내 주축 선수들은 정규리그와 마찬가지로 플레이오프에서도 자신들의 '평균'을 해줬다. 또 슈터 최희진과 베테랑 센터 허윤자의 센스 있는 플레이도 정규리그에 비해 플레이오프에서 더 빛을 발하는 양상이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삼성생명의 전력은 견고해지는 모습이다. 남자 프로농구 무대에서 오랜 기간 '만수' 유재학 감독을 보좌하면서 쌓은 지도자로서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여자 프로농구 무대에 쏟아내고 있는 임근배 감독의 지도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삼성생명의 모든 장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우리은행과의 챔피언 결정전은 버거운 승부임에 틀림 없다.
우리은행이 이기면 '뻔한 승리'지만 삼성생명이 이기면 '기적적인 업셋'이라고 할 수 있는 챔프전이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