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같았으면 무너졌을텐데 국내 선수들끼리 더 눈빛이 살아서 '우리 그냥 재미있게 해보자. 끝까지 하자'고 했다"
여자 프로농구 통합 7연패에 도전하는 아산 우리은행을 상대로 역전 위닝샷과 위닝 블록슛을 성공시키며 대역전극을 완성한 청주 KB스타즈의 박지수가 경기 직후 인터뷰를 통해 승리 소감과 긴박했던 경기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KB스타즈 박지수(사진: WKBL) |
KB스타즈는 9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6라운드 홈 경기에서 우리은행에 81-80,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박지수는 이날 '더블더블'(19점 15리바운드)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박지수는 특히 경기 종료 10초 전 역전 결승 위닝샷을 성공시킨 데 이어 경기 종료 직전 우리은행 박혜진의 마지막 슛을 블록해내며 팀의 대역전승을 자신의 손끝으로 결정 지었다.
경기 직후 박지수는 "전반에는 비슷하게 했는데 3쿼터에서 많이 무너졌다. 3쿼터에 쏜트도 나가고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작년 같았으면 무너졌을텐데 국내 선수들끼리 '괜찮다'고 더 눈빛이 살아서 '우리 그냥 재미있게 해보자. 끝까지 하자'고 했다."며 "팬분들도 많이 오셨는데 실망시켜드릴 수 없었다. 그래서 (선수들끼리) '끝까지 하자'로 한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KB스타즈는 이날 승리로 우리은행과의 시즌 상대전적에서 4승 2패를 기록, 남은 7라운드 맞대결 결과에 관계 없이 우리은행과의 시즌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확보함으로써 정규리그 종료 시점에 우리은행과 전적에서 동률을 이룰 경우 상대 전적에서 앞서며 우승팀이 될 수 있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
박지수는 이와 같은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특별한 각오가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별다른 각오는 없었던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1,2라운드때는 주위에서 다 우승후보라고 하니까 선수들끼리 부담을 너무 많이 가졌던 것 같다. 우리는 우승을 한 번도 못 해본 팀인데...그런데 3,4라운드때부터 감독님이 '져도 된다고 너희들 하고 싶은 대로 하고 그냥 즐기자'고 하셨는데 선수들이 그 때부터 부담감을 덜어좋고 즐겼던 것 같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지수는 이어 경기 종료 10초를 남기고 우리은행 김소니아의 수비를 뚫고 역전골을 성공시킨 당시 상황에 대해 "너무 좋았는데 10초나 남았기 때문에 수비에서 막아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다."며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었다. 그런데 타임아웃이 불려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사진: WKBL |
박지수는 또 경기 종료 직전 박혜진의 슛을 블록한 상황에 대해 "(박)혜진 언니가 워낙 좋은 선수고 빠르고 하기 때문에 거기서 파울이 나오면 5반칙인데다 만약 연장전에 가면 내가 못 뛰는 상황이라는 점까지 생각했다. 그 짧은 순간에..."라며 "그래서 '파울 나오면 안돼, 파울 나오면 안돼'라고 생각했는데 볼이 좀 보이길래 쳤더니 찍혀서 그때 '아! 됐다'라고 느낀 것 같다."라고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KB스타즈의 대역전극이 펼쳐진 이날 청주체육관에는 KB스타즈가 청주를 연고지로 정한 이후 정규리그 최다 관중인 3천267명의 만원 관중이 입장, '여자농구 특별시'의 면모를 유감 없이 과시했다.
박지수는 "(KB스타즈 입단 이후) 3년간 이렇게 꽉 찬 관중은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이 팬분들 덕분에 이긴 것 같다."며 "팬분들을 실망시켜 드리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더 즐기고 끝까지 하자'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에 팬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사진: WKB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