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괴이'할 때 멜로물을 쓰고 싶었다. 더 이상 끔직한거 나오는거 쓰고 싶지 않았다. 부부애가 담긴 멜로를 생각했다. 극복할 수 없는 사랑 설정을 두고 심심해서 오컬트적인 요소, 까마귀를 넣었더니 전에 했던 것과 큰 차이가 없는 결과물이 나왔다."(연상호 작가)
22일 오후 2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극본 연상호 류용재, 감독 장건재)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개최, 배우 구교환 신현빈 김지영 곽동연, 작가 연상호 류용재, 감독 장건재가 참석, 방송인 박경림이 진행을 맡았다. '괴이'는 저주받은 불상이 나타난 마을에서 마음속 지옥을 보게 된 사람들과, 그 마을의 괴이한 사건을 쫓는 초자연 스릴러다. 미스터리한 귀불이 깨어나 재앙에 휘말린 사람들의 혼돈과 공포, 기이한 저주의 실체를 추적하는 과정이 긴박하게 펼쳐진다.▲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 제작발표회 현장/CJ ENM |
'지옥' '방법' '부산행' 등을 통해 한계 없는 상상력을 보여준 연상호 작가와 '종이의 집:공동경제구역' '나 홀로 그대' 등의 류용재 작가가 공동 집필을 맡았다. '괴이'는 '눈을 본 자, 지옥에 갇힌다'는 카피가 흥미롭다. 연상호 작가는 "'괴이'할 때 멜로물을 쓰고 싶었다. 더 이상 끔직한거 나오는거 쓰고 싶지 않았다. 부부애가 담긴 멜로를 생각했다. 극복할 수 없는 사랑 설정을 두고 심심해서 오컬트적인 요소, 까마귀를 넣었더니 전에 했던 것과 큰 차이가 없는 결과물이 나왔다"며 "괴이한 멜로"라고 설명했다.
류용재 작가는 "귀불이라는 존재가 큰 매력적인 요소다. 귀불의 눈을 보면 자기 마음속의 지옥을 보게 된다. 다른 장르와 차별점이라면, 기존 작품들은 개인의 차원이나 가문에 걸린 저주를 푸는 이야기였다면, 저희는 귀불의 존재 때문에 진양군이라는 큰 공간 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기존의 오컬트 작품과 달리, 재난 오락영화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화 '한여름의 판타지아'로 아시아티카 영화제 최우수 극영화상 등을 수상한 장건재 감독이'괴이'의 메가폰을 잡아 완성도를 책임진다. 무엇보다 차원이 다른 초자연 스릴러를 완성할 구교환, 신현빈의 연기 시너지에 기대가 모인다. 장건재 감독은 "처음에 제의를 받고 왜 나한테 왔을까 생각하며 찬찬히 들여다봤다. 가족 드라마, 멜로 라인, 여러가지 장르적 요소들까지 있어서 다채롭다는 생각을 했다. 연상호 작가의 이전 작품들과 다른 결이라는 생각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 제작발표회 구교환/CJ ENM |
이어 "이 프로덕션을 세팅하고 배우들을 모으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이 이야기가 떠 있지 않도록, 연출자로서 배우와 이야기 사이에 다리놓는 작업이 중요했다. 장르적인 서사가 있어서 그걸 믿는게 연출자로서 중요했다. 그 세계에 제가 흠뻑 젖어들어서 놀아보자 생각했다. 생각보다는 빠르게 접속해서 놀았던 것 같다. 배우님들이 진한 관계성을 갖고 있다. 가족, 부부, 친구 등으로 인연이 있다. 이 관계들을 연출하는게 숙제였던 것 같다"고 연출 포인트를 전했다.
구교환은 기이한 현상을 연구하는 고고학자 정기훈을 연기했다. 그는 "집에서 침대에 누워서 연상호 감독님을 그리워하는 와중에 문자가 왔다. 연상호 감독님과 류용재 작가님이 쓰셨고, 장건재 감독님께서 연출을 하신다고 들었다. 많이 궁금했던 감독님이다. 그리고 캐스트 이름을 들었을 때 제가 껴달라고 하는 입장이었다. 기분좋고 소리 지르면서 합류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정기훈의 연기 포인트를 묻자 구교환은 "한 가지를 오랫동안 사랑하고 연구했다는 지점"이라며 "그 전공을 살려서 유튜버가 된 지점도 멋있었다. 저도 제가 한 가지를 연구하고 고민했던 부분을 대체 상황으로 만들어보자해서 관심있고 사랑했던 것들을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기훈은 자신이 가진 정보를 과시하지 않는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는 더 긴밀한 이야기를 나눴지만, 정보를 과시하지 말자가 중요했다"고 말했다.▲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 제작발표회 신현빈/CJ ENM |
신현빈은 재앙을 맞닥뜨린 천재 문양 해독가 이수진으로 분했다. 그는 "저도 '괴이'라는 작품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연상호 감독님과 정건재 감독님 전작을 재밌게 봤는데 감성적이고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분이라고 생각했다. 재난과 초자연적인 현상을 어떻게 그릴 지 궁금했다. 저도 이 안에 함께 하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또 신현빈은 "기훈이와 결혼해서 잘 살다가 어느 날 사건으로 인해 아이를 잃는다. 극 전반에 아이를 잃은 모습은 실제로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었다. 장르적인 면도 어렵고 새롭게 생각됐다. 잃어버렸던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라 생각하고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구교환과 신현빈은 부부호흡을 맞췄다. 예상하지 못했던 사고는 두 사람의 인생을 흔들어 놓는다. 하나뿐인 딸의 죽음 이후 떨어져 지내게 된 정기훈과 이수진은 귀불이 불러온 재앙 앞에서 다시 마주하게 된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 제작발표회 구교환 신현빈/CJ ENM |
신현빈은 "저희 호흡되게 좋았다. 같이 한다는거에 기대감이 있었다. 어떤 다른 면들을 서로 보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저희가 함께 하는 장면들이 밝은 것이 아니라 어둡고 육체적으로 힘든 면들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두 사람은 개그코드가 맞았고, 구교환은 "개그 라이벌 관계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는 "저를 발전시켜주셨고 계속 신박한 유머 감사했다. 0회차 촬영 때 소품 사진을 찍었다. 감독님과 현장에 나가서 연인시절 상황극도 하고 연애부터 결혼해서 아이가 있을 때까지 사진을 하루에 찍었다 그때 서로 많이 집중할 수 있게 했던 특별한 경험이었다. 감독님이나 현빈씨가 힌트를 많이 주신 것 같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 제작발표회 김지영/CJ ENM |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 제작발표회 곽동연/CJ ENM |
'괴이'의 초자연적인 현상을 표현하기 위해 연출적으로 신경쓴 포인트를 묻자 정 감독은 "어쩌면 특수한 긴박한 상황에 놓인다. 인물들의 각자 사연이 있다. 개인들의 문제들이 깊다. 자신이 닥친 상황 안에서 더 큰 파도를 맞이해야 한다. 그런 감정을 만들어내고 만들어낼 때에 어떤 배우들은 매트에서 촬영하기도 하고 자신한테 공격하는게 없는데 허공에서 연기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 빡빡한 촬영일정이긴 했지만 한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괴이'하고 기이한 세상을 저희 모두 믿고 가는 것. 이 엄청난 세상이 회복되는 부분이 있다.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가, 개개인의 깊은 상처들을 복원해가는 과정을 굴곡있는 서사에서 메꾸고 복구시킬지 연출적으로 고민했다"고 고민한 지점을 전했다.
연상호 작가는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타이틀에 대해 "귀불이라고 하는 괴이한 물체의 눈을 보면 자기 마음 속에 있는 어두운 면을 본다는 설정이다. 누구나 다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으니까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분노일 수도 있고 죄책감일 수도 있다. 이 작품이 그런 것들을 서로서로 바라본 자들이 보듬어주는 작품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괴이'라고 하는 것은 비일상성이이다. 자기 마음속에 꽁꽁 감췄던 얘기가 드러났으면 했다. 지금 우리 포스터에 적힌 '귀불' 글씨도 귀불에 현혹된 사람이 쓴 글씨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괴이' 타이틀 글씨도 '미' 같아보이기도 하고 '괴'의 ㄱ(기억)이 까마귀같기도 하다며 중의적인 의미를 덧붙였다.▲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 제작발표회 구교환 신현빈 김지영 곽동연/CJ ENM |
특히 귀불은 앞서 연상호 작가자 쓴 드라마 '방법'에서도 등장한 바. 또한 진양군은 감독의 작품에 여러차례 언급되고 있는 가상 공간이다. '연상호 유니버스 세계관'한 질문에 대해 연 작가는 "진양이라는 지명은 '부산행' 때 좀비 바이러스가 처음 나올 때 나온 지명이다. 불길한 일은 다 진양으로 한다. 온갖 어두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곳이 진짜 생겼으면 한다. 귀불이랑 같이 가겠다"며 웃었다. 이어 "'방법'과 연결 지점은 여기서 나온 귀불은 옛날 고문서 '어우야담'이라는 곳에 보면 하나가 귀불이 되서 봉인을 하고 새로 세웠는데 또 봉인을 한다. 세번째 세웠을 때 귀불이 떠난다고 돼 있다. 그래서 '방법'에 나온 귀불과 '괴이'에 나온 귀불까지 존재한다. '방법' 때 귀불이라는 존재를 썼을 때 감독님이 아이디어를 많이 주셨다. 거대한 불상이라는 것이 감독의 아이디어였다. 그게 굉장히 멋있었다. 캐릭터화할 수 있겠다 싶어서 2회 이상 쓸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판단 하에 쓰게 됐다"며 후속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도 전했다.
▲2022년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참석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 장건재 감독, 곽동연/티빙 |
앞서 '괴이'는 2022년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CANNESERIES, Cannes International Series Festival, 이하 칸 시리즈)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다. 당시 장건재 감독과 곽동연이 칸 레드카펫을 밟았다 장 감독은 "지난 몇 년간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은 선례가 있었다.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곽동연 배우님과 같이 갔는데 깐느 해변을 거니는데 현지에 계신 팬분들이 동연씨가 작업하신 포스터를 가지고 와서 사인을 요청하더라. 그런 것들으 ㄹ보면서 동연씨의 국제적인 위상을 느낄 수 있었던 행사였다"고 말했다.
이에 곽동연은 "저한테 관심을 보여주신 분들의 절반은 고용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놀라웠다. 그 먼 나라에서. 작품을 볼 수 있는 다양한 경로가 생겼지만 실제로 큰 애정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았다. 유럽 각국에서 괴이를 보기 위해 찾아오신 분들이 잘 봤닥호 인사를 건네주셨다. 정말 우리 작품이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 실감했던 자리였다"고 회상했다.
한국 문화를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일것이냐는 물음에 장 감독은 "서양은 선악이 분명하다. 동양이나 불교적 세계관에서는 사람의 마음에 달려있다는 관점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 부분이 더 다양한 작품들이 나올 수 있는 토대가 되는 것 같다"고 차별점을 전했다.
이날 '괴이'를 관통하는 키워드 눈싸움, 마음, 관심, 혼돈, 사념, 파괴, 복원으로 꼽았다. 이어 '티빙오리지널괴이'로 류용재 작가, 연상호 감독, 장건재 감독, 곽동연, 김지영, 신현빈, 구교환, MC 박경림 순으로 팔행시를 선보였다. "티빙 오리지널 괴이 지금까지 예고편에서 보신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오랜시간 기다린만큼 보람있을 것이다. 리얼하면서도 볼거리가 끊임없이 생긱는 그런 작품. 지옥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널 기다리고 있는 드라마 티빙에서 볼 수 있다. 괴이요운 까마귀와 함께 이제 티빙에 가입할 시간입니다"라고 어필했다.
한편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는 4월 29일 전편공개 된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