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임영희, 모니크 빌링스, 김정은(사진:WKBL) |
아산 우리은행이 여자 프로농구 통합 7연패 달성의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는 정규리그 우승이 위태로워졌다.
우리은행은 지난 9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리그 선두 청주 KB스타즈에 81-80, 한 점 차 패배를 당했다.
4쿼터 한때 12점 차까지 앞서던 경기였고, KB스타즈의 주득점원인 외국인 선수 카일라 쏜튼이 경기 종료 7분을 남기고 퇴장 당해 뛰지 못했던 경기에서 역전을 허용하고 패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충격적인 패배였다.
이날 패배로 우리은행은 20승 7패가 되면서 KB스타즈와의 승차가 1.5경기로 벌어졌고, 지난 11일 KB스타즈가 부천 KEB하나은행을 상대로 승수를 추가함에 따라 13일 현재 승차는 2경기 차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우리은행과 KB스타즈의 전력이 호각지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규리그 8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2경기 차를 극복하고 역전 우승을 달성하는 일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특히 지난 9일 패배로 KB스타즈와의 상대전적에서 2승4패가 되면서 남은 7라운드 맞대결 결과에 관계 없이 시즌 상대전적에서 KB스타즈에 뒤지게 되면서 정규리그 자력 우승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된 점은 우리은행에게 크나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현 상황에 우리은행이 할 수 있는 최선은 남은 정규리그 8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는 것. KB스타즈에 4연패를 당하기는 했지만 나머지 4개 팀들을 상대로 우리은행은 18승 3패라는 압도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8연승이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상위 3개 팀의 윤곽이 어느 정도 뚜렷해 진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동기 부여 측면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향한 절실함을 지닌 우리은행보다 더 승리의 동기를 가진 팀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면 시즌 막판 8연승은 우리은행에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시나리오다.▲모니크 빌링스(사진: WKBL) |
다른 한편으로 보면 빌링스가 하이포스트와 로포스트를 가리지 않고 고른 득점을 보여주고 있고, 리바운드와 수비에서도 제 몫을 해주면서 그 동안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던 토마스 때문에 과부하가 걸려 있던 국내 선수들이 한숨을 돌리고 컨디션을 회복해 가고 있는 점 열시 빌링스 영입의 긍정적 효과라 할 수 있다.
빌링스의 순조로운 적응으로 우리은행은 앞으로 다른 팀들처럼 공수에 걸쳐 승부처에서 외국인 선수에게 팀의 운명을 맡길 수도 있는 '호사'를 누려볼 수도 있게 됐다. 문제는 국내 선수들이다. 우리은행은 박혜진, 임영희, 김정은, 최은실 등 국가대표 4인방에 박다정, 김소니아까지 시즌 내내 이들 6명의 선수로 팀을 꾸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시즌 중반까지 큰 문제 없이 우리은행의 선두 질주를 이끌어왔다.하지만 시즌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하나 둘씩 체력적으로 문제를 드러냈고, 부상이 이어졌고, 팀 전력 저하가 뒤따랐다. 그 결과 약 5시즌 만에 3연패를 경험하기도 했다.
빌링스의 영입으로 부담이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이미 누적된 피로와 부상을 단기간에 회복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박혜진과 김소니아는 현재 발목이 좋지 않은 상황이고, 최근 우리은행의 득점을 주도하고 있는 김정은은 허리와 무릎에 고질적인 부상을 안고 있다. 맏언니 임영희 역시 체력적인 부담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사진: WKBL |
삼성생명이 사흘 전 OK저축은행과 2차 연장까지 가는 대접전을 펼쳐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치르는 경기이기는 하나 우리은행에게 시즌 첫 패배를 안겼고 매 경기 우리은행을 크게 괴롭혔다는 점에서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경기다.
특히 우리은행에게는 정규리그 막판 8연승이라는 기적적인 라스트 스퍼트를 해낼 수 있을지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경기라고 할 수 있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