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13살 사춘기 소녀가 어느 날 갑자기 붉은 털을 가진 거대한 덩치의 동물로 변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만약 나라면 동물로 변해버린 내 모습을 친구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디즈니·픽사의 신작 '메이의 새빨간 비밀'(감독 도미 시)은 빈틈없이 완벽하던 만능 소녀 '메이'가 흥분하면 레서판다로 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본격 자아 찾기 프로젝트를 그리며 해당 질문에 MZ세대 취향을 저격하는 대답을 내놓았다.
▲'메이의 새빨간 비밀' MZ세대표 법고창신 속 불편한 한복 동북공정/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13살,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변화가 찾아오는 예민한 시기. 메이는 하룻밤 사이 레서판다로 변해버렸고 "난 냄새 나는 빨간 괴물이야"라며 괴로워한다. 이때 메이 모친은 집안 내력이라는 사실을 알렸고, 흥분하면 변신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메이는 친구들에 레서판다로 변한 자신의 모습을 감추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결국 친구들에 비밀을 들켰고, 걱정과 달리 친구들은 푹신푹신한 담요같은 빨간 털복숭이 레서판다가 귀엽다며 좋아한다. 이들은 보이그룹 4타운이 토론토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콘서트 티켓 비용을 모으기 위해 본격 '레서판다' 사업을 시작한다.
다양한 많은 작품을 통해 오랜 세월 전 세계에 희망과 감동, 공감까지 선사한 디즈니·픽사는 '메이의 새빨간 비밀'을 통해 세대간의 갈등을 그려냈다. 또한 13세 메이가 친구들에 감추고 싶은 비밀이 탄로났을 때 대처하는 모습은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創造)한다'는 뜻의 법고창신(法古創新 )이라는 메시지를 담으며 전 세대에 공감을 자아낸다.
메이 모친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사당이 토론토에서 가장 오래됐다고 자부심을 갖고 집에서는 중국 전통의상 치파오를 입고 중국 고장극 드라마를 시청한다. 타국에 있음에도 자국의 문화를 지켜내는 모습이지만, 그녀 역시 집안 '레서판다' 내력을 경험했다. 그는 설화를 통해 집안 내력을 딸에 전하면서도 "레서판다는 불편한 존재"라며 봉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면 메이는 '레서판다'를 자신들의 '아이돌'로 만들고, 굿즈 사업을 하는 등 MZ세대의만의 '법고창신' 태도를 선보여 흥미롭다.
▲'메이의 새빨간 비밀' MZ세대표 법고창신 속 불편한 한복 동북공정/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레서판다 설화 속에 등장하는 '선이' 가족들의 의상이 고려 한복과 유사하다는 점 때문에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동북공정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설화에 등장하는 짧은 저고리에 여러 옷을 겹쳐 입어 풍성한 치마는 고려 복식으로 원피스인 중국 전통 의상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지적이었고, 한국인 애니메이터가 참여했음에도 이같은 결과물이 나온 것은 불편함을 초래해 아쉬움을 자아낸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물론 이같은 지적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 됐지만 최근 한중 관계에서 불편했던 상황을 떠올려 보면 찜찜한 뒷맛을 남긴 대목인 것은 분명하다.
한편 '메이의 새빨간 비밀'은 런닝타임은 100분, 오는 11일 오후 5시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