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불러오고 '가비지타임' 이어가고...‘농놀 신드롬' 어디까지 갈까

임가을 기자 / 기사승인 : 2024-02-14 13: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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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임가을 기자] “안 선생님…! 농구가 하고 싶어요…”


1990년 연재된 만화 ‘슬램덩크’에 등장하는 인물 정대만의 명대사가 약 30년이 지난 지금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되풀이 되고 있다. ‘농놀’ 신드롬의 강력한 전염성과 쉽게 식혀지지 않는 열기는 세대를 불문하며,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과거의 영광이 아닌 것을 나날이 증명하고 있다.

 
▲ 사진 :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2022)는 만화 ‘슬램덩크’(1990)의 극장판이다. 1993년 방영된 TV판 애니메이션에서 다루지 못한 산왕공고와의 32강전을 영상화했으며 1월 4일 국내 개봉했다.  

작품 속 캐릭터 가운데 송태섭의 과거사를 중심으로 해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몇십 년 전의 만화를 영상화 한 만큼 개봉 이전에는 연재 당시 추억을 향유하고 있는 3040 연령대 층을 주축으로 흥행이 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젊은 층에도 예상치 못한 폭풍을 몰고 왔다.

 


만화가 연재되던 시절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는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흥행 성적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비타겟층일 것이라던 예측은 한참을 빗나갔다. 

 

MZ 세대로 통칭되는 젊은 관객층은 오히려 그 당시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수요층이 되어 '슬램덩크'의 흥행에 한 축을 담당했다.  

 

최근 들어 보여지는 세대간의 간극이 ‘슬램덩크’를 통해 화합하게 된 다양한 사연을 웹 상에서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여파로 젊은 연령층 사이에서는 ‘농놀’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농놀’이란 농구놀이를 줄인 말로, 좁게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N차 관람 하거나 원작 만화를 정주행 하는 것을 가리키지만 넓게는 슬램덩크 이외의 다양한 농구 콘텐츠를 즐기는 행위 또한 지칭한다. 

이처럼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개봉을 계기로 출발한 ‘농놀’ 신드롬은 최근 네이버웹툰의 대표적인 농구 콘텐츠 ‘가비지타임’이 함께 주목 받으며 계속 이어지고 있다. 

 
▲ 사진 : 네이버웹툰


네이버 일요웹툰 ‘가비지타임’은 부산중앙고등학교 농구부의 실화를 기반으로 한 웹툰으로 2017년 네이버 최강자전 8강 진출작이다.

 전국 최약체로 손꼽히는 지상고등학교 농구부에 새로운 감독이 부임하고, 이들이 전국대회에 도전하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현재 시점 시즌 4가 연재되고 있다.  
▲ 사진 : 카카오톡 이모티콘샵
 

최근 ‘슬램덩크’ 열풍에 힘입어 독자층이 대폭 상승한 ‘가비지타임’은 현재 일요웹툰 6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가비지타임’에서 파생된 카카오톡 이모티콘 ‘가비지타임 작뿡티콘’은 지난 13일 기준 10대와 20대 인기 구매 순위에서 각각 1위와 4위를 차지했다.

  


‘슬램덩크’와 ‘가비지타임’ 두 작품은 같은 농구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슬램덩크와 가비지타임은 같은 결의 스포츠 만화는 아니다.

 

전국 제패를 꿈꾸는 고등학교 농구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공통점이지만 '가비지타임'은 농구에 온몸을 필사적으로 던지다가 졸업 후 낭만적인 추억을 뒤로한 채 각자 갈 길을 가는 일본 스포츠 만화와는 달리 부상, 유급, 업둥이, 실적 등 ‘체대입시잔혹사’라 해도 과언이 아닌 엘리트 학생선수(체육특기생)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가비지타임’은 농구의 다양한 전략전술을 정교하게 선보여 많은 농구 매니아에게 호평받고 있다. 또한 NBA에 실존했던 인물을 모티브로 삼거나 명장면을 오마주 해 마치 게임 속 이스터에그처럼 즐거움을 준다. 농구에 대한 지식이 깊지 않더라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등장인물들의 서사와 확실한 캐릭터성을 가진 여러 팀들, 역동적인 작화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현재 독자들은 “농구 안해도 가비지타임은 사서 본다. 너무 재밌다.”(01cs****), “처음 슬램덩크를 볼 때 강백호의 성장에만 집중해서 보다 점차 모든 인물들의 열정이 마음을 끓여댔던 느낌이 가비지타임에 있다.”(jogy****), “한국판 슬램덩크가 아닌 한국의 가비지타임이다.”(wooj****) 등의 평을 남기며 작품에 열광하고 있다.

 
▲ 사진 : 영화 리바운드

한편 ‘가비지타임’의 모티브가 된 부산중앙고등학교 농구부의 실화는 장항준 감독의 차기작 영화 ‘리바운드’를 통해 극장을 찾을 예정이다. 영화 ‘공작’의 권성희 작가와 스타작가 김은희가 각본에 참여했으며 안재홍, 이신영, 정진운, 김택, 정건주, 김민, 안지호 등이 출연한다. 올해 하반기 개봉을 예정하고 있다.

‘슬램덩크’로부터 시작된 거대한 농구 신드롬이 과연 ‘리바운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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