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경민(사진: 연합뉴스) |
최근 여자 실업핸드볼은 센터백 강경민(28)이 최우수선수(MVP)를 거의 독식하다시피 했다.
강경민은 광주도시공사에서 뛰던 2019-2020시즌, 2020-2021시즌, 2022-2023시즌 등 최근 4년간 세 번이나 정규리그 MVP가 됐고, MVP가 된 시즌마다 득점왕까지 차지하며 국내 무대를 사실상 평정했다.
하위권 팀이던 광주도시공사는 강경민의 맹활약을 앞세워 2021-2022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까지 차지하는 강팀이 됐다.
그런 강경민이 신한 SOL페이 2023-2024 핸드볼 H리그부터 SK 슈가글라이더즈 유니폼으로 갈아입어 리그 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지난 시즌 도중 부산시설공단과 트레이드로 데려온 피봇 강은혜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외국인 선수 레이(일본)에 강경민까지 가세해 일약 우승 후보로 지목된다.
4일 서울시청을 상대로 SK 소속 첫 경기를 치르는 강경민은 3일 인터뷰에서 "아직 SK로 이적한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SK 소속으로 뛰는 것도 처음이고, 모든 것이 처음이라 조금 설레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광주도시공사에서만 9년간 뛴 그는 "저도 선수 생활을 할 기간이 많이 남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전환점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변화를 주게 됐다"며 "광주에서는 팀 분위기도 좋았고,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가면서 서로 의지를 많이 했기 때문에 이렇게 헤어진 것에 아쉬운 마음이 있다"고 옛 팀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털어놨다.
강경민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는 국가대표로 활약했지만, 12월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그는 "세계선수권에는 팀을 옮기는 부분도 있었고, 발등 쪽에 상태도 좋지 않아 나가지 못했다"며 "지금은 100%까지는 아니어도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고, 리그 경기를 뛰면서 적응하면 더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파리 올림픽이 열리는 해인 만큼 국내 리그 에이스인 강경민에게 최근 우리나라 여자 핸드볼의 국제 경쟁력 약화에 대한 의견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 여자 핸드볼은 올림픽 금메달도 두 차례(1988년·1992년) 따내며 세계적인 강호로 군림했지만 최근에는 내림세가 두드러진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는 일본에 10골 차로 참패했고, 세계선수권은 22위로 역대 최악의 성적에 그쳤다.
강경민은 "저도 성인 대표팀으로 세계 대회에 나간 것이 2021년 도쿄올림픽이 유일하고, 후배들도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많다"며 "그래도 지난해 세계선수권 등을 통해 후배들도 유럽 선수들을 상대하는 경험을 조금 쌓은 만큼 파리올림픽에서는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에 큰 점수 차로 패한 것을 두고는 "일본은 도쿄올림픽 끝나고 세대교체를 해서 그 멤버로 쭉 이어오고 있다고 들었다"며 "일본도 그렇고, 중국도 예전에 비해 많이 올라왔다"고 평가했다.
일본은 세계선수권에서 핸드볼 강국 덴마크를 꺾고, 유럽 팀들과도 접전을 벌이는 등 성장세가 확연했다.
다만 강경민은 "아시안게임 결승 때는 우리 슈팅이 너무 안 들어갔고, 일본 골키퍼는 또 너무 잘했다"며 10골 차이가 날 전력은 아니라고 아쉬워했다.
새 팀에서 데뷔전을 앞둔 그는 "무엇보다 부상 없이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데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MVP나 득점왕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없다는 강경민은 "그런 것보다 강은혜 선수와 호흡을 잘 맞춰서 강은혜 선수가 베스트 7에 뽑히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은혜는 1996년생으로 강경민과 동갑인 국가대표 피봇 요원이다.
강경민은 "광주에 있을 때 피봇 (원)선필 언니와 호흡이 잘 맞았는데, 여기서도 은혜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며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모두 좋은 활약을 다짐했다.
한편 부산시설공단에서 뛰던 국가대표 센터백 이미경이 경남개발공사로 이적하며 이름도 이연경으로 바꿨다.
SK에서 뛰던 권한나는 서울시청으로 옮겼고, 부산시설공단의 이한솔은 광주도시공사로 소속을 변경했다.
삼척시청의 한미슬과 강은서는 나란히 인천시청으로 이적했으며 부산시설공단은 함지선과 지은혜를 대구시청으로 보내고 대신 이혜원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리그 3연패에 도전하는 삼척시청은 김선화와 최수지를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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