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윤예비, 박하나, 배혜윤(사진: WKBL) |
앞선 경기에서 선두 청주 KB스타즈의 14연승을 저지했던 삼성생명은 이날 승리로 연승을 달리며 시즌 18승 12패를 기록, 6라운드를 3위로 마감했다.
삼성생명은 특히 4위 OK저축은행과의 승차를 7경기로 벌리면서 남은 정규리그 7라운드 5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3위 이상의 순위를 확보함으로써 PO 진출을 확정 지었다.
3위 삼성생명과 선두 KB스타즈의 승차는 5.5경기, 2위 우리은행과의 승차는 4.5경기로 대략 5경기 안팎의 차이가 나고 있다. 남은 경기수를 감안하면 일단 삼성생명은 3위로 PO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적만 놓고 보면 1위 그룹 두 팀과 3위 삼성생명의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삼성생명의 활약상을 보면 PO 상대가 누가 되든 삼성생명을 상대로 승리를 자신하기 어려워 보이는 것 역시 사실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한 달간 치른 5라운드와 6라운드 10경기에서 8승2패를 기록했다. 5라운드에서 KB스타즈에게 한차례 패하며 4승 1패, 6라운드에서 우리은행에게 한 차례 패하며 4승 1패를 기록했다. 결국 지난 10경기에서 1위 그룹의 두 팀을 한 차례씩 잡았다.
결국 6라운드까지 삼성생명이 기록한 12패가 대부분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에 당한 패배로 외국인 선수의 불안정 속에 기록한 패배들이었다고 본다면 PO가 임박한 상황에서 볼 때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패배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PO오프 무대에서 삼성생명이 KB스타즈와 우리은행 가운데 어느 팀을 만나게 될 지 알수는 없지만 후반기 기세만 놓고 본다면 역대 PO 가운데 가장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로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삼성생명과 KB스타즈, 삼성생명과 우리은행의 상대전적은 각각 1승2패, 1승1패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삼성생명에 새 외국인 선수 티아나 하킨스가 합류(1월 29일)한 이후 전적을 살펴보면 KB스타즈에 1승, 우리은행에 1패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에 당한 1패도 접전 끝에 당한 패배라는 점에서 확실한 우열을 논하기는 어렵다.
이렇게 본다면 삼성생명이 PO에서 어느 팀을 만나도 충분히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인다.
삼성생명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원천은 탄탄한 국내 선수들의 면면 때문이다. 우리은행에 임영희, 박혜진, 김정은이 이른바 '3광'이라면 삼성생명에도 배혜윤, 김한별 박하나라는 '3광'이 존재한다.
최근 3경기에서 이들 삼성생명 '3광'이 합작한 점수는 44~52점에 이른다. 배혜윤과 김한별은 득점뿐만 아니라 수비와 리바운드에서도 발군의 능력을 과시하고 있어 상대 팀들에게는 여간 까다로운 존재가 아니다.
여기에다 삼성생명이 가용 멘치 멤버들의 폭과 기량이 KB스타즈나 우리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다는 점도 큰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선수들 위주의 경기'를 강조했던 임근배 감독의 구상이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더욱 더 명확하게 맞아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다 하킨스가 지난 달 말 가세하면서 외국인 선수를 둘러싼 기나긴 고민에서 벗어난 점도 삼성생명의 챔프전 진출 가능성에 호재다.
시즌 개막과 함께 삼성생명과 함께 했어야 하지만 개인적 사정과 컨디션 난조로 팀 합류가 늦어진 사이 삼성생명은 아이샤 서덜랜드, 카리스마 펜을 대체 외국인 선수로 기용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왔고, 그러는 사이 성적도 들쭉날쭉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하킨스의 가세 이후 삼성생명의 전체적인 공수 밸런스는 이제 큰 약점을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으로 안정됐다.
지난 달 29일 KB스타즈전에서 첫 선을 보인 하킨스는 26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합격점을 받았고, 이후 이달 들어 치른 5경기에서도 공수에서 제몫을 해주면서 국내 선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하킨스가 팀 동료들과의 호흡이 완벽하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스스로 가진 기량이 준수한데다 적극적이고 성실한 태도로 팀에 녹아들고 있어 7라운드를 치르면서 더욱 더 굳건한 모습을 갖춰갈 것으로 보인다.
여자 프로농구 PO 일정상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할 경우 챔프전 우승이 사실상 어려운 시스템인 점을 감안하면 3위로 PO에 가는 삼성생명의 챔프전 우승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시즌 PO가 사상 최대의 격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본다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최소한 PO 승산 내지 챔프전 진출 가능성 하나만 놓고 본다면 삼성생명은 PO가 상대가 누구든 '반반'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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