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커는 12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 프로농구' 3라운드 홈경기에서 혼자 30점 11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 팀의 75-69 승리를 견인했다.
KEB하나은행이 KB스타즈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은 이번 시즌 처음이다. 파커가 혼자 30점 이상 득점을 올린 것도 한국 여자 프로농구 데뷔 이래 처음이다.
▲KEB하나은행 샤이엔 파커(사진: WKBL) |
파커는 특히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입국해 있는 어머니께 처음으로 자신의 맹활약으로 팀이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렸다.
파커의 이날 활약이 특별했던 이유는 단순히 득점이 많아서만은 아니다. 이환우 감독이 파커에게 기대했던 플레이를 사실상 처음으로 보여준 경기라는 점에서 이날 파커의 플레이는 특별했다.
파커는 특히 이날 KB스타즈가 자랑하는 박지수-카일라 쏜트 콤비를 차례로 파울트러블로 몰았고, 그 결과 박지수는 4쿼터 경기 도중 5반칙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쏜튼의 파울이 많아지자 KB스타즈 안덕수 감독은 쏜튼을 빼고 국내 선수들만 기용해 파커가 버틴 KEB하나은행을 상대하게 하기도 했다.
경기 초반부터 과감하면서 적극적인 골밑 몸싸움과 득점 시도로 박지수와 쏜튼의 잦은 파울을 유도한 결과다.
▲사진: WKBL |
지난 6월 이환우 감독은 '2018~2019 WKBL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자로 파커의 이름을 호명한 뒤 "인사이드에 굉장한 강점을 지닌 선수"라며 "승부욕이 강해 우리팀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지명의 배경을 밝힌바 있다.
올 시즌 파커에게 강인한 승부근성을 바탕으로 공수에 걸쳐 강력한 포스트 플레이를 펼쳐줄 것을 기대했던 것.
이 외에도 파커는 장점이 많은 선수다. 페인트존 부근에서의 움직임과 볼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고 슛거리도 비교적 길다.
파커는 그러나 시즌 초반 주변의 기대와는 달리 공수에 걸쳐 '플레이를 하다 마는 것 같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몸싸움을 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공격에서도 과감한 골밑 돌파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를 거듭하면서 파커는 서서히 팀의 중심 역할을 해내면서 최근에는 기복이 심한 국내 선수들의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며 팀을 지켜왔다.
그리고 이날 KB스타즈라는 리그 '투톱' 가운데 한 팀을 잡아내는 데 일등공신이 됨으로써 사실상 한국 무대 데뷔 후 처음으로 이환우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함과 동시에 전체 1순위 지명 외국인 선수로서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경기 직후 쏜튼은 KEB하나은행 합류 이후 미국에서보다 훨씬 많은 연습량과 거친 몸싸움을 요구하는 한국 여자 프로농구에 적응하는 데 적쟎이 애를 먹었음을 솔직히 털어놨다.
이어 지금도 팀 훈련 이후 개인적으로 포스트에서의 움직임과 몸싸움에 관해 훈련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12경기를 치른 현재 파커는 경기당 평균 28분25초를 뛰며 19.25점(3위) 10.7리바운드(3위) 1.3어시스트를 기록중이다. 파커가 국내 무대 적응이라는 과제를 거의 풀어낸 만큼 기록은 더욱 더 좋아질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파커가 자신의 맹활약으로 공동 선두를 달리는 KB스타즈를 잡아내면서 KEB하나은행의 국내 선수들은 한층 더 자신감을 가지고 이후 리그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마침내 '전체 1순위 본색'을 드러낸 파커가 시즌 전 전문가들의 예상과 같이 KEB하나은행을 '다크호스'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자리까지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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