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임가을 기자] 한국 대표 순정만화 '아르미안의 네 딸들'을 그린 신일숙 작가가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이하 위원회)의 대표로서 성명서를 발표했다.
▲ 사진: 검정고무신 스틸컷 |
인기 만화 '검정고무신'을 그린 이우영 작가는 지난 11일 오후 7시께 인천시 강화군 선원면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 됐다. 이 작가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사인은 10년 이상 지속된 작품의 저작권 분쟁으로 인한 고통으로 사려되고 있다.
위원회는 "만화계는 '검정고무신'을 그리신 이우영 작가님께서 세상을 떠나셨다는 충격적인 비보를 접하게 되었다. 이우영 작가님은 늘 깊고 잔잔한 미소로 우리의 곁에 머물러주셨던 따뜻한 동료였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우영 작가님의 장례 절차를 마친 후, 유가족분들을 만나 향후 후속 대응에 대한 의견을 경청했다"고 밝힌 위원회는 유가족분들은 만화가가 앞으로 이우영 작가님과 같이 부당한 계약에 고통받는 일이 더 이상 없기를 원한다는 의견을 분명히 밝혔으며, 이에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를 결성하게 되었다"고 단체를 결성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우리는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고인이 되신 이우영 작가님의 명예를 지키고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끝까지 싸우겠다고 결의했다"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
해당 위원회의 활동은 크게 3가지의 목적을 갖는다. 우선 여전히 이 작가와 분쟁 중인 회사가 제기한 소송에서 승리해 '검정고무신'의 캐릭터를 이 작가의 품으로 되돌려 주는 것이다.
둘째는 이 작가를 떠나보내며 상처받은 유가족과 동료 작가들, 그리고 '검정고무신'을 사랑한 팬들의 슬픔을 어루만질 수 있는 추모의 공간과 시간을 만드는 것이며, 셋째는 이 작가가 염려했던 동료 작가들을 위해 정책과 제도를 개선해 이 같은 사건이 반복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목표를 가진 위원회의 구체적인 활동 내용은 추후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전달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위원회는 "우리의 만화계가 황폐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떠날 수도 없다. 우리에게 만화는 삶 그 자체이기 때문다. 아무리 길고 험난한 길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우리의 명예와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싸우겠다"고 결의를 다지며 "위원회에 모인 우리들이 앞서서 싸우겠다. 동료 작가님들께 호소한다. 더 이상의 비극을 막기 위해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며 지지를 부탁했다.
한편 이 작가와 저작권 분쟁을 벌인 제작사 형설앤 측은 2022년 극장판 관련 문제로 저작권 논란이 불거졌을 시점에 입장문을 통해 "원작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이우영 작가의 말은 허위 주장이다. 원작자와의 사업권 계약에 따라 파생 저작물 및 그에 따른 모든 이차적 사업권에 대한 권리를 위임받아 사업을 진행 중이다"고 반박한 바 있다.
다음은 성명서의 전문이다.
이우영 작가님의 죽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만화계는 지난 토요일(23년 3월 11일)에 '검정고무신'을 그리신 이우영 작가님께서 세상을 떠나셨다는 충격적인 비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우영 작가님은 늘 깊고 잔잔한 미소로 우리의 곁에 머물러주셨던 따뜻한 동료였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고인이 되신 이우영 작가님의 명예를 지키고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끝까지 싸우겠다고 결의했습니다.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의 활동은 크게 3가지 목적을 갖습니다.
첫째는 이우영 작가님을 죽음으로 내몰 만큼 괴롭힌 회사가 제기한 소송에서 반드시 승리하여 작가님의 명예를 되찾고, 작가님이 자식보다 소중하게 대했던 작가님의 영혼의 일부분인 기영이, 기철이, 그리고 막내 오덕이와 그 친구들을 유가족의 품으로 되돌려 드리는 것입니다.
둘째는 작가님을 떠나보내며 상처받은 유가족과 동료 작가들, 그리고 검정고무신을 사랑한 팬들의 슬픔을 어루만질 수 있는 ‘추모’의 공간과 시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셋째는 이우영 작가님께서 염려하셨던 동료 작가들을 위해 정책과 제도를 개선하여 이 같은 비극적인 사건이 반복되지 않게 하게 하는 것입니다. 대책위원회의 구체적인 활동 내용은 추후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전달하겠습니다.
만화가들에게 작품이란 자신보다 아끼고 안타깝고 사랑하는 존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만화가에게 만화계란 작가로서 살아갈 수 있고 독자들에게 행복을 전달할 수 있는 삶의 터전입니다.
그런데 관행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추악한 욕망과 비겁한 술수로 무장한 집단이 우리에게 소중한 작품을 한 톨 남김없이 앗아가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만화계가 황폐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떠날 수도 없습니다. 우리에게 만화는 삶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길고 험난한 길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우리의 명예와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싸우겠습니다. 우리가 서 있어야 할 이곳을 지키겠습니다.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에 모인 우리들이 앞서서 싸우겠습니다. 동료 작가님들께 호소합니다. 더 이상의 비극을 막기 위해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 신일숙 위원장 배상
연서명
한국만화가협회, 한국웹툰작가협회, 한국원로만화가협회, 한국여성만화가협회, 한국만화스토리작가협회, 대전만화연합, 대구경북만화인협동조합, 부산경남만화가연대, 전국여성노동조합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
(추후 단체와 작가의 연서명이 추가 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