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유진(사진: 연합뉴스)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이 8년 만에 한국 여자 태권도에 올림픽 금메달을 안겼다.
김유진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세계 랭킹 2위 나히드 키야니찬데(이란)를 라운드 점수 2-0(5-1 9-0)으로 꺾고 우승을 확정했다.
이번 파리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에 안긴 13번째 금메달이다.
16강에서 하티제 일귄(튀르키예·5위), 8강에서 스카일러 박(캐나다·4위)을 잡은 김유진은 준결승에서 체급 내 최강자로 꼽히는 뤄쭝스(중국·1위)까지 꺾고 결승에 진출, 결국 키야니찬데까지 연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유진은 이 체급에서 세계 랭킹 24위로 랭킹만 놓고 보면 우승권에서 먼 선수였다.
김유진은 세계 랭킹 5위 안에 든 대표팀 동료 박태준(경희대·5위), 서건우(한국체대), 이다빈(서울특별시청·이상 4위)과 달리 대한태권도협회 내부 선발전-대륙별 선발전 등을 추가로 거쳐 올림픽에 출전했다.
지난 3월 중국 타이안에서 열린 아시아 선발전 4강에서 줄리맘(캄보디아)을 꺾고 체급별 상위 2명에게 주는 파리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비록 랭킹 때문에 다소 먼 길을 돌아 나선 올림픽 무대였지만 김유진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 랭킹 1·2·4·5위에 올라 있는 선수들을 모조리 제압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유진은 금메달을 확정한 직후 인터뷰에서 ""오늘 몸 풀 때 너무 좋아서 '오늘 일내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힌 뒤 "오늘은 과정을 돌아보면서 '내가 이까짓 거 못하겠어?' 하는 생각을 했다. (훈련) 과정에 비하면 지금은 정말 행복한 거라고 생각했다. 너무나도 힘들게 준비했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자신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랭킹이 높다고 막 그렇게 잘하는 건 아니다. 랭킹은 아예 신경도 안 썼다. 나 자신만 무너지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랭킹은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여자 선수로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것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김소희가 49kg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후 8년 만이며 김유진의 체급인 57kg급 금메달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임수정이 금메달을 따낸 이후 16년 만이다.
한국 여자 태권도는 2000 시드니(정재은), 2004 아테네(장지원)에 이어 임수정까지 3연속으로 이 체급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지만 이후 2020 도쿄 대회까지는 메달이 나오지 않았다.
한국 태권도는 전날 남자 58㎏급 박태준(경희대)의 우승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금메달을 수확했다.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도쿄 올림픽 때 '노골드'의 수모를 겪은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출전한 2개 체급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며 종주국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김유진의 금메달 획득으로 13번째 금메달을 수확한 한국 선수단은 2008 베이징 대회와 2012 런던 대회에서 수립한 역대 단일 대회 최다 금메달 기록(13개)과 동률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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