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즈 취하는 김서영 (진천=연합뉴스) |
종목도, 성격도 다르지만 수영 김서영(29·경북도청)과 역도 김수현(28·부산시체육회)은 진한 우정을 15년 넘게 이어가고 있다.
한국 수영과 역도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하는 동안 끊임없이 서로를 응원했다.
지금은 김수현이 2023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출전을 앞둔 김서영을 응원할 차례다.
김수현은 최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나와 서영이는 중학교(수원 천천중) 동창"이라며 "내가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서영이와 만났는데, 이미 서영이는 한국 수영의 미래로 불렸다"고 떠올렸다.
이어 "서영이는 늘 최고였다. 어릴 때부터 두각을 보일 만큼 재능이 있었고, 운동은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며 "4회 연속 결승 진출에 관해서는 다른 분들이 자주 말씀하셨을 테니 나는 서영이에게 '즐겁게 세계선수권을 치르고 오라'고 말하겠다.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을지는 듣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최고의 기량을 즐겁게 펼치고 왔으면 한다"고 바랐다.
김서영은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에 출전하고자 20일 출국한다.
경영 종목이 시작하는 23일에 김서영은 주 종목 개인 혼영 200m 예선과 준결승을 치른다. 준결승을 통과하면 24일 결승에 나선다.
김서영은 2017년 부다페스트, 2019년 광주,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3회 연속 개인혼영 200m 6위를 차지했다. 한국 수영 선수 중 세계선수권 단일 종목에서 3회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한 선수는 김서영뿐이다.
오랜 시간 한국 수영을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한 김서영은 이번 후쿠오카 대회에서는 '순위'를 목표로 내세우지 않기로 했다.
그는 "후회 없이 마음에 드는 경기를 하는 게 이번 대회 목표"라며 "지금도 마음에 드는 레이스를 펼치고자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 인터뷰하는 김수현 (진주=연합뉴스) |
김서영의 마음을 들여다본 것처럼 김수현도 김서영의 '즐거운 세계선수권'을 응원했다.
김수현은 "서영이를 '나이 든 선수'처럼 표현하지는 말아달라. 어린 시절부터 국제 경쟁력을 갖춰 그만큼 경험을 많이 쌓은 것뿐"이라며 "내 눈에는 서영이가 너무 귀엽다. '젊은데 경험도 많은 서영이'가 웃으면서 경기를 마쳤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엘리트 수영 선수로 뛴 김서영과 달리 김수현은 중학교 2학년이던 2008년 8월 베이징 올림픽에서 장미란 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본 뒤, 역도에 입문했다.
김수현이 엘리트 체육에 발을 들이면서 김서영과 나눌 얘기는 더 많아졌다.
김서영이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을 치르는 동안 김수현은 9월 2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개막하는 세계역도선수권을 준비한다.
9월 말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같은 꿈을 꾼다.
김서영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개(개인혼영 200m)와 은메달 1개(개인혼영 400m)를 따냈다.
김수현은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연거푸 4위에 그쳤다.
하지만, 김수현은 지난해 12월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세계역도선수권 여자 76㎏급에서 인상 108㎏, 용상 137㎏, 합계 245㎏을 들어 합계 3위에 올랐고, 올해 5월 진주아시아선수권에서는 합계 243㎏(인상 109㎏·용상 134㎏)으로 우승했다.
이번 항저우에서 한국 역도는 김수현에게 금메달을 기대한다.
김수현은 "항저우에서 서영이와 내가 함께 금메달을 따면 얼마나 좋을까"라며 "서영이는 항저우에서도 잘할 테니, 나도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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