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투혼′ 안세영. 29년 만에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제패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서 '숙적' 천위페이에 2-1 승리
1세트 도중 무릎에 부상...통증 딛고 풀세트 접전 끝에 세계 정상 재확인

▲ 안세영(사진: 연합뉴스)

[스포츠W 임재훈 기자]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이 29년 만에 한국 배드민턴에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금메달을 안겼다.

안세영은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3위 천위페이(중국)를 2-1(21-18 17-21 21-8)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의 아시안게임 단식 우승은 남녀를 통틀어 역대 두 번째로,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방수현이 금메달을 따낸 이후 29년 만이다.

안세영은 여자 단체전에 이어 금메달을 2개 거머쥐며 이번 대회 2관왕에 올랐다.

▲ 결승전 도중 메디컬 타임을 갖는 안세영(사진: 연합뉴스)

안세영은 이날 1세트 18-16 리드 상황에서 자신의 앞으로 떨어지는 셔틀콕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무릎 통증을 느꼈고, 셔틀콕은 네트를 넘어가지 못했다. 이후 안세영은 잠시 메디컬 타임을 요청하고 간단한 처치를 받은 뒤 다시 코트에 섰다.

이후 안세영은 3점을 먼저 따내면서 1세트를 선취했다.

그러나 통증을 안고 뛴 2세트를 천위페이에 넘겨주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2세트 직후 몸 상태를 점검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안세영은 3세트 초반부터 5-0 리드를 잡으며 승기를 잡았고, 반대로 체력이 바닥난 천위페이는 경기가 진행될수록 움직임이 확연히 둔해졌다. 급기야는 3세트 막판 다리에 경련이 일어난 천위페이는 메디컬 타임을 신청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결국 천위페이는 안세영이 넘긴 셔틀콕을 받아넘기기 위해 다리를 움직이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움직임으로 세 점을 더 헌납했다.

▲ 안세영의 포효(사진: 연합뉴스)

천위페이가 마지막으로 스트로크 한 셔틀콕이 네트를 넘지 못하고 결승점을 얻은 안세영은 그대로 코트 바닥에 드러누웠다가 이내 일어나 천위페이와 악수를 나눴고, 곧바로 참았던 눈물을 쏟으며 포효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천위페이에게 패해 분루를 떨궜던 안세영은 5년 만에 따낸 생애 첫 아시안게임 단식 금메달에 기쁨의 눈물을 적셨다.

세계 최고의 전영오픈과 세계선수권에 이어 아시안게임까지 제패하면서 안세영은 세계 최강자의 입지를 더욱 더 공고히 했다.